"서울역고가 인근 중림·만리동 내년 본격 개발"

박원순 서울시장 현장 점검

서울역고가 45년만에 폐쇄
"불편 있겠지만 협조해달라" 당부

2017년 녹지공원으로 탈바꿈
골목상권 조성 등 도시재생 탄력


[ 강경민 기자 ] “서울특별시장이 서울역고가도로 폐쇄를 명령합니다. 카운트다운 5, 4, 3, 2, 1. 폐쇄.” 13일 0시 정각에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의 외침과 함께 45년간 서울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동맥 역할을 해온 서울역고가도로가 차도로서의 수명을 마쳤다.

박 시장의 외침과 동시에 시 직원과 경찰들은 일제히 고가도로로 향하는 차량의 진입을 통제했다. 새벽임에도 차량으로 붐비던 서울역고가는 일순간 텅 비었다. 박 시장은 이날 통제한 서울역고가를 돌아보며 폐쇄 이후 교통 조치 등을 점검했다. 그는 “서울역고가는 산업화 시대에 훌륭한 역할을 다하고 사라졌다”며 “보행공원화를 통해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통행을 중단한 첫날인 13일 주변 도로의 정체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고가 진입부에서 우왕좌왕하는 차량도 보기 힘들었다. 서울역 교차로에는 통일로에서 퇴계로(남대문시장·명동 방향)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분홍색 차선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염천교 교차로에는 좌회전 차로가 2개 차로로 1개 차로 늘었다.

숙대입구 교차로에는 청파동에서 퇴계로로 이동할 수 있는 좌회선 1개 차로가 신설됐다. 서울시는 원래 이곳에 있던 녹지대를 철거하고 좌회전 차로를 새로 만들었다. 시 관계자는 “종전 서울역고가도 왕복 2차로에 불과해 그동안 차량 통행이 많이 막혔다”며 “이번에 개설한 우회도로로 교통량을 상당 부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역고가 진입로뿐 아니라 우회도로 곳곳에 안내 배너와 표지판을 설치했다. 인근 20여개 교차로에서는 모범 운전자와 교통 경찰이 차량을 안내했다. 서울시는 직원 700여명을 현장 곳곳에 투입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차량 흐름을 막는 불법 주차 차량을 단속했다.

다만 서울역고가 폐쇄 후 첫 출근길인 14일 월요일에는 교통 혼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시장도 “고가 폐쇄로 당분간 시민의 불편이 생길 수 있다”며 “우회도로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연신 당부했다.

서울역고가는 오는 4월까지 긴급 보수공사를 마친 뒤 2017년 상반기에 보행녹지공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 1~2월께 서울역 북부 역세권을 비롯해 낙후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서울의 중심인데도 낙후된 중림동, 만리동, 회현동, 서계동, 공덕동 일대에 대한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고가를 폐쇄한 13일은 서울 도시재생의 가장 빛나는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계획에는 중림동 시장 현대화, 청파로 골목상권 조성 및 노후주택 단지에 대한 용적률 상향 등의 내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민자 사업자 유치를 위해 컨벤션센터 면적을 줄이는 대신 특급호텔과 쇼핑센터 등 상업문화시설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